아토피 스테로이드 부작용의 결과. 면역억제제라고 다르지 않아요.
초등학교 입학할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대한아토피협회총회장 의사선생님만 믿고 서울에 있는 아주 큰 대학병원에 다녔지만 결과는 처참했어요. 약을 발라 아토피를 눌러놓으면 얼핏 봤을 때는 괜찮아 보였지만, 촉촉하고 말랑 매끈한 피부가 아니라 수분감없는 거칠고 빳빳한 비닐 껍데기 같았어요.
그래서 이때부터 병원은 도저히 답이없다고 생각하여 사용하고 있었던 스테로이드를 완전히 끊기로 마음먹었는데. 약을 끊으면 이런식으로 비닐같은 피부로 변질되었던 아토피
팔 접히는 부분- 얼마나 건조하면 이렇게 많은 주름이 잡히는지
약을 끊고 버티다보면 약의 독성이라던지 뭐든지 다 빠져나가지 않을까 하는 근거없는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 살았어요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침대에 가득했던 각질들
아토피 형태는 매우 다양했어요. 건조하고 매마른 피부가 아토피인가 싶다가도 빨갛게 발진위주로 올라오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래도 약을 사용할 때 손목까지 번지지는 않았었는데, 이 때는 충격먹어서 위 사진을 찍었던 것 같아요.
스테로이드 약은 약한 단계의 데스오웬까지만 처방을 받았는데도 사용한 기간이 몇년씩 되다보니 부작용이 꽤 컸다고 생각해요. 얼굴에는 사용하지 않았고 목부터 몸까지 사용했는데, 특히 목의 부작용을 심하게 겪었어요.
약을 끊으니 올라오는구나 싶었는데. 이만하면 다 올라왔겠지, 더이상 심해지지 않겠지, 심해져봐야 얼마나 심해지겠어 했던것이
원래 피부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끔 심해질줄 이때는 몰랐습니다
앉아만 있어도 떨어지는 무수한 각질.
실컷 긁어서 피가 철철 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피가 굳어버리면 너무 건조해서 목을 아예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손등부터 발등까지 전신에 퍼지고
전신에 아토피가 퍼지기 시작했는데 이 사진들은 저 스스로 너무 충격먹어서 남긴거지, 이 시절엔 이렇게 공유할 생각을 절대 하지 않았어요.
전신사진보다 눈에 보이는 팔,다리,목 피부 사진이 많은 이유에요.
도대체 얼마나 더 심해질지 아토피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삶의 이유를 더욱 절실하게 찾기 시작했어요. 고작 2년전 친형의 자살에 큰 충격을 먹고 심해져버린 아토피를 멀쩡한 정신으로 견뎌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삶의 이유를 찾아야만 했어요.
발끝부터 머리까지 피부가 번지고

머리를 자를 생각도 면도를 할 생각도 그냥 무엇을 하던 아무것도 의미가 없었던 20대 초반
진짜 너무 힘들어서 버티지 못할때는 아주 소량만 스테로이드를 다시 발랐어요. 그러면 피부가 이렇게 돼요. 색은 여전히 붉고 피부는 건조하고 가려움은 여전하거나 오히려 더 심해져버리는 상태. 손등과 굳이 비교샷을 찍은 이유는 내 원래 피부색은 분명 손등과 같은데 햇빛도 보지 않던 생활을 하면서 목 피부색이 납득이 되지 않았거든요. 
약을 사용한다한들 피부가 건조하기 때문에 고개를 돌려버리면 피부가 저렇게 찢어져버려요. 고개는 정말 수시로 나도모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려워서 긁으며 피가 나면 시원하기라도하지 그냥 찢어져버리면 정말 너무 아팠어요
약을 바르지 않더라도 심한 상태가 계속 지속되지는 않고, 각질과 딱지가 매일같이 떨어져나가기를 반복하면서 상태가 볼 때마다 달랐어요.

로션? 물론 약을 바르고 하루에 3번씩 발랐지만, 각질만 많아지는 주범이라고 생각했어요. 5분안에 증발해버리니 저 당시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더라구요. 1시간에 12번씩 로션을 바를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고개만 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꽃다운 나이. 나의 20살 |